작성일 : 11-03-04 10:08
[2011년 3월 3일 동아일보] 다시 공존을 향해/4부]<5>SNS로 전해온 독자들의 제안
 글쓴이 : 춘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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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기득권층 소통-나눔 늘려 소외된 이웃에 빛 선물하기를"



“함께 노력해서 드러내고 기부하는 문화를 만들자”, “예수님이 오늘날 같은 상황에선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알게 하라고 하실 것”, “어느 한쪽을 희생시키지 않고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발전적 개인주의 세대는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

‘다시 공존을 향해’ 4부 ‘노블레스 오블리주’ 편에 대해 독자와 전문가들은 페이스북(www.facebook.com/2011together), 트위터(www.twitter.com/2011together)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기자 e메일, 인터넷 댓글 등을 통해 “우리도 이제 부끄러움 없는 ‘노블레스’가 당당하게 활동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때가 됐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일부 독자는 “아직 정치인들의 미숙함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꼬집기도 했으나 전문가들은 “제도적인 뒷받침이 되면 정치인들도 폭력에 기대지 않고 얼마든지 제 목소리를 내며 정책을 토론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투명한 기부, 아름다운 세상”

이름을 밝히고 기부를 했다가 곤욕을 치른 부자들의 얘기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츰 확산되고 있는 ‘실명 기부’ 바람을 다룬 1회 “‘얼굴 없는 천사’도 좋은데…” 편에 대해 일부 독자는 여전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동아닷컴의 댓글을 통해 한 독자는 “순진하긴, 돈 있는 거 알면 아귀같이 달려든다”며 혀를 찼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함께 노력해서 드러내고 기부하는 문화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을 지낸 법무법인 세창의 김현 대표 변호사는 “미국 유학 시절 가장 부러웠던 게 봉사와 기부 문화의 생활화였다”며 “우리도 드러내고 기부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9년 변협 회장 시절 동아일보,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변호사와 저소득층 자녀의 결연 캠페인을 벌이는 등 기부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요즘도 학생 10명을 돕고 있다.

‘밥퍼’ 목사로 잘 알려진 최일도 다일공동체 목사는 “성경에서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는데 예수님이 오늘날 같은 상황에선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알게 하라고 말씀하실 것”이라며 “공동선을 항해 나아가는 우리 모두가 자발적으로 투명하게 기부 의사를 적극 표현하는 게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 “대화와 설득, 타협의 문화 아쉽다”

4부 2회 “‘2010 여의도 혈투’ 두 주연을 만나다”는 지난해 12월 8일 국회 새해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여야 의원 간의 물리적 충돌로 서로 감정이 상한 한나라당 김성회, 민주당 강기정 의원의 화해 시도를 다뤘다. 결국 “때가 되면 서로 만날 기회가 오겠지…”라는 두 의원의 입장만 확인한 채 기사는 마무리됐고 페이스북에서 한 독자는 “결국 화해는 실패했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도적 뒷받침이 있으면 앞으로 이런 불상사 없이 대화의 정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승함 연세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대화와 설득, 타협의 문화가 형성돼야 하는데 우리 정치는 굉장히 오랫동안 서로를 승자와 패자로 결정지어 왔으며 승자 독식의 문화가 상당히 강하다”며 “패자는 패자대로 순리를 기다려 합법적 방법으로 해결하려 노력해야 하는데 자꾸만 폭력을 사용하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해결 방법의 하나로 ‘필리버스터 제도’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장시간 연설, 연속적인 안건 상정 등 법안 처리에 대한 합법적 방해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면 소수파는 협상의 시간을 벌 수 있고 다수파는 소수파와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또 “국회의원 윤리 규정 강화, 시민 참여 윤리위원회 구성 등 윤리 규정 집행을 엄격하게 하고 보좌관 비서관이 개입할 경우 강력히 처벌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 “가족의 이름으로 기부하고 싶다”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자신의 가족 명의로 기금을 운영하는 한편 의료 봉사를 펼치고 있는 윤영석 춘원당한의원 원장(53)의 인터뷰를 담은 3회 ‘아름다운재단과 함께하는 레인메이커를 찾아서’. 이 기사가 게재되자 아름다운재단의 ‘기부컨설팅센터’에는 가족기금을 만들고 싶다는 독자들의 문의전화가 잇따랐다.

김현아 기부컨설팅팀 간사는 “대구에 사는 변호사라고 밝힌 한 독자가 출가한 자녀들과 함께 가족기금을 만들고 싶다고 연락을 해 왔다”며 “장학회나 동창회에 개별적으로 기부를 하는 것도 좋지만 가족기금이 더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에서 한 독자는 “점점 핵가족화되는 시대에 의미 있는 기사”라고 평가했다. 이 독자는 “이제 우리도 단순히 ‘뼈대’만을 중시하는 계급주의를 벗어나 윤 원장처럼 좋은 일을 가업으로 삼고 그 가업을 통한 이익을 사회에 내놓으려는 시도가 많아지면 좋겠다”며 “저도 작지만 가족 이름으로 된 무언가 좋은 일을 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기사의 주인공인 윤 원장은 “5월경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자선 콘서트를 열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평소 취미로 해오던 ‘갑을병’이라는 이름의 밴드 공연이 이 보도를 계기로 기금마련 콘서트로 성격이 바뀌게 됐다는 것이다. 갑을병 밴드는 춘원당 한의원 건물을 새로 지을 때 참여했던 건축가 황두진 씨와 장학건설 정세학 대표이사 등을 주축으로 한 음악밴드. 황 씨, 정 대표도 윤 원장의 가족기금인 ‘춘원당100년생각’에 소정의 기금을 기부하기로 약속하며 힘을 보탰다. 윤 원장은 “공연장에 모금함도 만들어 관객들에게 가족기금도 알리고 나눔 바이러스도 전파하겠다”고 말했다.

○ “누군가가 아닌 나를 이기면 사회도 발전”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곧 사회적 책임을 하는 것이라는 ‘발전적 개인주의’를 다룬 4회 “1등 아닌 ‘I등’을 꿈꾼다… 발전적 개인주의자 2인(人)” 기사에 대해 한 독자는 페이스북에서 “누구를 이기기 위한 1등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좇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환호를 받는 게 진정한 ‘아이(I)등’”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예전 우리 사회 분위기였으면 ‘발전적 개인주의’를 추구하는 사회 구성원은 자신의 뜻을 펼쳐볼 기회조차 갖지 못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소통에 뛰어난 젊은 세대가 중심이 돼서 우리 사회는 누군가의 희생을 최소화하면서 발전하는 긍정적인 형태로 구조가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이사는 “합리적 이해를 중시하는 요즘 젊은 세대는 소통과 설득 능력이 뛰어나다”며 “이해 당사자 어느 한쪽을 희생시키지 않고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대안을 찾는 능력이 뛰어난 발전적 개인주의 세대는 우리 사회에 긍정적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조직이나 사회에 불만이 있어도 표현하지 않거나 누적시키지 않고 솔직담백하게 표현하며 자신의 오류나 과오도 인정할 줄 아는 유연성을 갖췄다는 점도 발전적 개인주의 세대의 미덕”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열 서울대 교수(사회학)는 “과거 카리스마 리더십 아래에서 혹독한 고도성장을 거쳐 지금은 사회가 민주화됐지만 투명성은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발전적 개인주의를 체득한 새로운 세대의 등장이 사회의 투명성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자칫 절대적인 자아개념의 사라지고 무미건조한 개인이 되지 않도록 경계할 필요는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사회 지도층은 ‘자신들이 편할 때만 공존을 내세운다’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황상민 연세대 교수(심리학)는 “한국 사회에서 공존의 필요성에 대해 거부감을 갖거나 잘못됐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다”며 “다만 사회의 기득권층은 소외된 사람들이 간절히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알아보고 그중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