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0-11-09 14:25
[2010년 11월호 행복이 가득한 집] 의술과 예술의 어울림은 같다
 글쓴이 : 춘원이
조회 : 10,284  



의술과 예술의 어울림은 같다
서울시 종로구 낙원동에 2008년 문을 연 춘원당 한방박물관. 개관 2주년을 기념해 우리 의학과 우리 공예의 만남을 시도했다. 장인 11명의 눈과 손으로 바라본 한의학은 어떤 모습일까?


 


 

1 엄익평_황옥, 백옥, 청옥으로 만든 약합.
2 김윤선_손누비 명주로 감싼 침통.
3 김학중_은으로 만든 침통과 은침.
4 송민호_백자 약사발과 받침형 입가심 그릇.
5 장성우_한지를 꼬아 만든 지승 항아리와 약소반.
6 김인자_삼베에 쪽물 들인 보자기.


1847년 문을 연 이래 7대째 한방의 가업을 잇고 있는 춘원당 사람들은 몸에 한약 향기가 배는 걸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면서 살아간다. 춘원당 한방박물관은 딱딱한 한의학이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현대에 걸맞은 한방 복합 문화 공간을 지향하며 2년 전 문을 열었다.
“춘원당 한방박물관이 고민하는 화두는 언제나 ‘전통과 현대의 새로운 만남’입니다. 지금까지 두 번의 전시를 통해서 소개해왔듯이 우리 전통 의학과 ‘다른 무엇’의 만남이 빚어내는 공명 共鳴에 주목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라는 이윤선 관장은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 의학과 ‘전통 공예’의 만남을 통해 의학과 예술의 어울림에 대한 질문을 던지려 한다고 이야기한다. 손누비 김윤선, 한복 김인자, 매듭 김정희, 옥공예 엄익평, 은공예 김학중, 백자 송민호, 옹기 이현배, 나전칠기 김선갑, 한지 장성우, 금속공예 심현석, 궁중요리 최지은까지, 전통 공예 장인 11인에게 우리 의술은 어떤 모습으로 비쳤을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장인들의 생각이 춘원당 한방박물관의 세 번째 전시회 <의예동률 醫藝同律 - 우리 의학과 우리 공예의 조우遭遇>에 진지하게 펼쳐져 있다.

엄익평 씨는 황옥과 백옥, 청옥으로 약합을 만들고, 쇠뿔로는 어린아이가 약을 쉽게 먹도록 도와주는 투약기를 만들었다. 김학중 씨가 전통 유물에 착안하여 새롭게 만들어낸 은제 침통과 은침, 은제 수술 도구는 섬세하면서도 과하지 않은 장식이 더해져 고급스럽고 아름답다. 김윤선 씨는 은으로 만든 침통을 손누비 명주로 감쌌고, 김정희 씨는 침통과 향갑 장식을 단 노리개를 전통 매듭으로 만들었다. 바닥을 둥글게 만들어 쉬지 않고 단숨에 한약을 마시도록 고안한 송민호 씨의 백자 약사발과 받침형 입가심 그릇은 옛 어른들이 한약을 먹는 아이에게 “맛보지 말고 단숨에 꿀꺽 삼키거라” 이르시던 기억에서 출발했다. 1회 분량으로 포장된 탕약을 데우기 좋도록 작게 만든 탕기(옹기)는 이현배 씨의 작품이다.

7 심현석_은으로 만든 약통.

‘예술 art’의 어원인 라틴어 ‘ars’는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술과 기술, 의술을 모두 아우르는 단어다. 사람의 손과 몸에 지극한 시간을 투여하여 기교와 기술을 익히고, 나아가 몸과 마음 및 정신의 고양과 치유에 이르는 것. 의술과 예술의 닮은 점이다. 의 醫와 예 藝 모두 결국은 ‘술 術’인 것이다.
전통 공예가 해석한 한의학의 아름다움, 한의학이 전통 공예에 부여한 공교로움을 느낄 수 있는 이번 전시는 10월 9일부터 11월 20일까지 춘원당 한방박물관 지하1층 문화 공간에서 열린다.

구선숙 기자 사진 및 자료 제공 춘원당 한방박물관